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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너지는 다양하게 개발해야
날짜 08 May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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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많은 과학자들이 생물종의 감소 및 멸종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인간이 사는 데 전혀 필요 없을 것 같은 하찮은 생물의 멸종에도 경고를 하는 이유는 아무리 작은 생태계라 하더라도 그 안에 사는 생물종이 다양해야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으며, 다양성이 무너지게 되면 인류를 포함한 전체가 멸종의 위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의 멸종 속도는 화석에 의해 확인된 과거의 멸종 속도에 비해 무려 1000배나 빠르다고 한다. 현재와 같은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이 멸종 속도는 다시 최대 100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지난 주 하와이 기상관측소 역사상 처음으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400 ppm을 넘어섰다는 발표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과학자들은 생태계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최대 CO2의 농도를 350 ppm으로 정의하였으나, 이는 1988년에 넘어선 이후 계속 증가하여 이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능선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이 남극의 빙하를 시추하여 지난 80만년간의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에 의하면,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170 ppm에서 300 ppm사이를 대략 10만년을 주기로 움직였다.

현재 인류가 겪고 있는 수많은 기상이변 및 지구 온난화 등은 적어도 지난 80만년간의 지구 역사에서는 없었던 일이며,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바이오에너지는 현재 사용되는 화석연료와는 달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탄소원으로 하여 생성되는 친환경 에너지이다. 많은 나라가 앞 다투어 바이오에너지의 개발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진정한 의미의 바이오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한 생물종의 다양성은 그리 크게 고려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연구는 대부분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것에 집중되고 있다.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은 원자력, 수력, 화력 뿐만 아니라, 풍력, 태양광, 태양열, 지열, 온도차 등 매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더구나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1.5V 건전지만 보더라도 크기나 모양은 수십 가지에 이르며, 기술적 측면에서도 과거의 망간전지에서 첨단의 리튬전지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많은 전지들은 가격과 종류는 물론 사용량과 저장 가능한 에너지의 양도 각각 다르지만, 모두 나름대로의 쓰임새를 가지고 있다. 즉, 에너지의 형태는 다양해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바이오에너지도 옥수수, 사탕수수, 해조류, 미세조류의 몇 가지 종에 국한하여 개발하기보다는 각 지역의 기후와 특성에 맞는 다양한 종을 이용하여 생산될 필요가 있다.

또한 같은 지역이라도, 계절별로 다른 생물종을 사용하여야할 것이며, 호수, 하천, 뒤뜰, 농한지, 고수부지, 건물 옥상 등 장소별로 다양한 바이오에너지가 개발되고 이용되어야 할 것이다. 버려지는 바이오매스가 있다면 초목이든 음식물 쓰레기든 모두 재생하여 바이오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키워야할 것이다. 유전자 변형식물이 보편화되면서 종묘회사에서 구입할 수 있는 씨앗의 종류는 지난 100년간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이미 생태계의 건강이 많이 악화된 것이다.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한다고 열대우림을 갈아엎어 몇 가지의 에너지 작물만 심는다면, 생물종의 다양성이 훼손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소수의 종을 이용하여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에 성공한다고 해도 유지 가능할 수 없다. 특정 종이 번성하면 그 종의 천적이 생기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바이오에너지보다 훨씬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형성하고 있는 전기에너지도 한두 발전소의 문제가 생기면 블랙아웃이 되고 커다란 재앙이 될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였다.

바이오기반 경제가 도래한다고 하더라도, 천적이 생겨서 바이오매스 또는 바이오에너지의 생산이 갑자기 중단된다면, 그 파장은 이미 경험한 블랙아웃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휘발유, 경유와 같은 액체에너지의 상당부분을 대체할 수 있도록 대량생산이 가능한 바이오에너지도 개발되어야 하나, 이제는 다양한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에너지의 포트폴리오가 구성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생물종의 다양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지구온난화, 화석연료 고갈, 식량 부족 등을 해결하고, 진정한 바이오기반 경제를 이끌어 갈 날을 기대해본다.

ⓒ 에너지경제신문(http://www.ekn.kr) EE칼럼 인하대학교 생명학과 이철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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